1. 오늘은 새벽부터 사랑이를 깨워야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어제 banquet을 마치고 돌아와서, 새벽까지 공부를 해야 할 것이 있다며, 방에 들어갔는데, 얼마 후에 나오더니 자기가 너무 피곤하다고 30분 후에 깨워달라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하루종일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으니 깨워도 일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차라리 새벽에 일찍 깨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깨웠더니 왜 어제 자기를 안깨워줬냐면서 짜증을 내는 것 아닌가. 새벽부터 화를 낼 수도 없고, 말로 잘 타이르고 지금부터 정신차리고 해도 될 거라고 격려해 주었다. 감사한 건 방과 후 라이드를 갔더니 시험은 그럭저럭 나쁘지 않게 보았는지, 실망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수험생 키우기는것 쉽지 않다 ㅠㅠ
2. 오늘 준이를 위해 특별 간식을 샀다. 어제 사랑이가 banquet에서 먹은 파스타가 너무 맛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는지, 준이가 너무 먹고싶어 하는 것이 느껴져서, 음식을 오더한 식당을 물어봐서 서프라이즈로 파스타를 주문해 주었다. 사실 오늘 학교에서 모의고사도 있는 날이라 하루종일 시험을 보고 들어오면 분명히 배고프다 할 것 같았는데, 그 때 파스타를 줄 계획이었다. 예상대로 학교에서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먹을 것을 찾는 준이에게 파스타를 보여주니, 너무 기뻐한다. 그리고 양이 꽤 많은 것 같았는데, 순식간에 다 먹고서는 아주 기쁘게 "감사합니다~" 를 외친다. 음식에 진심이 준이가 오늘 파스타에 대 만족을 한 것 같아 감사했다. 음식 하나로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아지는 아들을 보며, 키만 컸지 아니 어린이가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준이 태권도 라이드를 해 주고 나오는데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었다. 주유를 해야 했기에 비가 안내리기를 바라면서 주요소까지 갔는데, 감사하게도 비가 오지 않아서 주유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유가 끝나고 집에 오는 15분 정도의 거리에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내리는 것 아닌가. 집에 와서도 주차를 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그 사이에 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옷도 다 젖고, 운동화도 다 젖어 버렸다. 사고가 나지 않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또 오늘이 금요일이 아님에 감사했다. 금요일이었다면 성경공부가 있었던 시간이라 성도님들이 집에 갈 때 고생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4. 오늘 한 분을 통해 어스틴에서 목회를 하셨던 분들중 오래동안 목회를 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마음이 많이 아픈 이야기였다. 말씀을 전해들으면서 목회자들의 삶이 쉽지 않을 뿐더러, 목회를 하기 위한 필요가 채워지지 않아 할 수 없이 떠난 분들이 계시다는 것이 이해도 된다. 분명 목회자들도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도님들도 이로 인해 힘들어 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를 보게 되었다. 주님께서는 함께 예배할 수 있는 성도님들과 교회 예배 장소를 허락해 주셨고, 그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셨다. 그리고 내게는 분명히 명확하게 머물러 있으라는 말씀을 주셨기에, 상황에 상관없이 머물러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렇기에 한가지 결단을 하게 되었다. 하나님 말씀에 절대 순종하는 것. 나의 상황과 환경에 상관없이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에만 온전히 순종하는 것이다. 그 뒤는 주님께 맡기면서 말이다. 마음이 아픈 이야기를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주님이 내게 어스틴에 있어야 할 이유를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5. 오늘도 주님의 은혜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주님은 교회의 필요를 너무 잘 아시는 분이심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한 하루였다. 교회가 필요한 것이 있을 때면, 주님은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다. 그런데 그 타이밍이 너무 정확한 것 같다. 사실 내 생각대로 움직였다면, 이런 일을 체험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되었다. 주님이 이끌어가시는 교회, 주님이 세우시는 교회, 주님이 채우시는 교회를 경험하면서 안디옥 교회를 어떻게 쓰실지가 기대가 되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