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일 이사를 하신 성도님 가정에 심방이 있어서 미국 기독교 백화점에 들렀다. 깔끔하고 아주 편안한 분위기로 왠지모르게 마음에 안정이 있다. 그런데 필요한 물건들을 찾다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한국 기독교 백화점과는 아기자기한 맛이 다르다. 무엇의 차이일까를 생각해 본다. 영적인 정서의 차이일까? 사실 내가 한국 기독교 백화점을 들렀을 때는 세상에서도 예쁘고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을 만한 물건들을 찾는 경우가 많이 있고, 거기에 고퀄리티를 원할 때가 있다. 그런데 미국 기독교 백화점에 있는 것은 뭔가 2% 부족한 것 같은 물건들인데, 계속 보고 있으면 뭔가 모를 믿음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유행을 타지 않는) 물건들이 있는 것 같았다. 기독교 백화점에서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말씀에도 유행을 따른 말씀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말씀이 있는데, 사실 성도들의 입맛에 맞추는 설교를 유행을 타는 설교라고 한다면, 나는 믿음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는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하지 않고, 오래 보면 볼 수록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그런 목사가 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2. 점심식사 나가서 할 것인가? 집에서 할 것인가? 오늘 밖에서 해야 할 일을 하다가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계속 질문했던 것이다. 결론은 집에서 아내가 해 주는 음식을 먹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음식을 먹으면서 했던 한마디가 있다. "밖에서 먹는 어떤것보다도 집밥이 최고다"라는 말이었다. 물론 때로는 외식을 하면서 분위기와 색다른 맛을 느껴 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 몸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언제든지 변하지 않는 맛을 생각한다면 집 밥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교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 교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변하지 않는(헷갈리게 하지 않는 복음)과 영적으로 가장 성도들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곳이 우리 교회인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펜데믹으로 인해 이것을 분별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심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있다. 인터넷으로 듣기 좋은 설교, 내가 원하고 바라는 주제와 듣고 싶은 설교만으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나의 영적인 건강을 위해서라면, 내가 영적으로 훈련받고 성장할 때 필요한 영양분을 알고 공급해 주는 우리교회가 있어야 하는 것을 깨닫는다. 안디옥 교회가 출석하는 성도님들이 직접 "안디옥 교회는 우리교회야"라고 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을 주신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심히 밥을 짓고, 먹이는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야 함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3. 오늘 어머니를 모시고, 사랑이의 공연을 보러 갔다. 사실 정식 공연은 아니다. 사랑이 학교 미식축구 팀이 경기를 하는 중간 하프타임에 사랑이 팀이 공연을 하는 것을 보러 간 것이다. 정식 공연은 내년 초에 하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함께 하실 수 없어서, 오늘로 결정을 했다. 한국은 미식축구를 볼 일이 없으니 어머니는 생애 첫 미식축구장을 방문하시게 된 어머니께 소감이 어떠냐고 여쭤보았다. 어머니께서는 한국과 미국의 교육의 차이가 이런 곳에서도 다르게 보인다고 말씀을 하셨다. 맞는 말씀이었다. 미국은 한 경기를 위해서 수십에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그들을 돕고 응원하기 위해서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부모도 움직인다. 학생들의 경기이지만 모든 부모들은 돈을 내고 티켓을 구입해서 응원을 하고, 발렌티어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을 배우게 하는 곳이 미국의 교육인 것이다. 생각을 해보면, 교회가 이렇게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원은 1:1의 주님과의 관계이지만, 신앙은 성도들이 함께 모여 하나가 될 때, 더욱 성숙해 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 둘이 교회 공동체 안에서 바르게 교육이 될 때,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꿈을 이루게 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안디옥 교회가 그렇게 준비해야 함을 깨닫게 해 셨다. 순간 순간 깨닫게 하시는 은혜에 감사하다.
4. 사실 오늘 사랑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 사랑이가 보이지 않아서 걱정을 했다. 알고보니 저녁 먹은것으로 속이 안좋았고, 너무 많이 힘들어 해서 따로 앉아서 쉬고 있었다. 내가 가서 만났을 때는 몸에 힘도 없고 곧 쓰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생각하기에는 공연보다 사랑이 몸이 더 중요하기에 빨리 데리고 집으로 가야 할 것 같았는데, 사랑이가 할머니도 오셨으니 끝까지 공연은 마치고 집에 가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그 자리에서 사랑이에게 안수를 해 주었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하나님은 하실 수 있게 해 주실 줄을 믿기 때문이었다. 옆에 친구들이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리고 하프타임에 여전히 힘 없이 들어가는 사랑이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공연을 할 때 곧잘 하는 것이 아닌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사랑이가 웃는 얼굴로 와서 이젠 괜찮아 졌다고 했다. 사랑이는 알지 모를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분명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었기에 사랑이가 괜찮아졌다고 믿었다. 주님은 기도하는 자들을 통해 새힘을 주신다는 것을 또 경험하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
5. 오늘도 주님의 은혜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특별히 오늘은 여러가지 일들을 통해서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어스틴 안디옥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주신 마음에 순종하는 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순종으로, 또 교회의 순종으로 주님이 기뻐하실 것을 기대하게 해 주시니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