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요일 아침. 오랜만에 아침에 여유를 가져보려고 했는데, 완전한 나의 착각이었다. 아이들이 방학이 끝났기에 라이드를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완전 잊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나의 여유있는 월요일 아침 시간은 개학과 함께 사라졌지만, 아이들 라이드를 해 주면서 방학때는 해 주지 못했던 매일 아침 라이드 해 주는 차 안에서 기도로 축복하는 시간이 다시 생겨서 감사했다. 이렇게 축복을 해 주는 시간을 놓치는 것보다 개인의 여유를 놓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아이들 라이드를 해 주고나서 은행 볼일과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아내는 필요한 것을 사고 있는데, 나는 지나가다가 문득 시선이 멈추는 곳이 있었다. 옥수수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을 본 것이다. 그런데 가격이 엄청 싼 것 아닌가? 물론 손질을 하지 않은 옥수수였지만, 아주 저렴한 가격에 무려 7개를 구입했다. 그리고 집에서 아내가 옥수수를 쪄 주었는데... 이 글을 쓰는 지금... 옥수수가 남은 것이 하나도 없다. 사실 오늘 배가 부르지 않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옥수수가 딱 나를 만족시켜 준 것이다. 주님은 내 생각까지도 다 알고 이렇게까지 신경을 써 주시는 것 같아 감사했다.
3. 지난 주에 이어서 오늘도 오전 내내 멀쩡하던 날씨가 아이들 라이드를 할 시간이 되니 아주 맞춤으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그나마 준이는 내가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많은 비를 맞지는 않았다. 문제는 사랑이었다. 사랑이를 데리러 가는 길에 정말 많은 비가 내렸는데, 우산을 가지고 가지 않은 사랑이를 생각하니 걱정이 되었다. 학교에 도착해서 아이들 라이드 하는 지정된 곳으로 이동을 하는데, 방학동안 공사가 다 끝나서 새롭게 지정된 pick up 장소가 있었다. 그런데 건물을 새롭게 증축하면서 아이들이 기다릴 때 날씨를 고려하여서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지붕을 만들어 놓은 것 아닌가. 그 때문에 정말 감사하게도 사랑이 또한 많은 비를 맞지 않을 수 있었다. 순간 건물을 지은 사람의 지혜를 볼 수 있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당장 눈 앞에 있는 것만 보지 않고, 여러가지 상황에 대비하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목회자라면 더욱 그런 것 같다. 교회 안에서 일어날 여러가지 상황들을 대비하여서 예측 가능한 것이 있다면, 잘 준비하여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 건물을 보면서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감사했다.
4. 오늘은 집에서 자몽 에이드를 만들어 마셨다. 그런데 자몽 에이드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내가 병원에 가기 전에 아파서 누워있고 아무것도 못 먹었을 때, 그 때 제일 생각이 많이 나던 것이 자몽에이드 였던 기억이 있다. 자몽 에이드를 마시면서 주님께서 나를 어떻게 살려 주셨는지를 다시한번 기억나게 해 주셨고,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러 건강하게 다시 자몽 에이드를 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만든 자몽에이드는 너무 맛있었다는...)
5. 오늘 하루도 은혜로 마무리 한다. 오늘은 아이들 라이드를 특별히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라이드를 해 주면서 느낀 것이 있다.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있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침에 라이드를 할 때는 축복기도로 하루를 주님께 맡겨드리고, 저녁에 라이드를 할 때면 비가 와서 혹시 비를 맞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고, 태권도를 데리고 갈 때는 좀 더 건강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라이드를 했는데, 주님이 우리에게 항상 이런 마음으로 함께 하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하루 종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우리 주님은 24시간 항상 함께 하시는데, 그 시간을 온전히 나를 걱정하고 염려하고, 아껴주시면서 내 옆게 계시는 것이다. 주님이 나와 함께 하심에 감사했고, 라이드를 통해 주님의 마음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