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빠 생일이 주일이라서 많이 바쁠 것 같다며, 아들이 그동안 받았던 용돈으로 어스틴 지역에 새롭게 오픈한 꿀돼지 집에서 한턱 쏘겠다면서 온 가족을 데리고 갔다. 11:30분 오픈인데 11:55분에 도착한 우리가족은 2시간을 대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준이는 안된다며 꼭 기다렸다가 여기서 아빠 생일 선물로 식사를 쏴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어, 우리는 빵집에 잠깐 들러 음료수를 마시면서 기다리기로 했다. 한참을 기다려야했기에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하다가, 아내의 아이디어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가족들에게 가장 감사했던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해 보기로 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맙고 감사했던 일들을 이야기 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감사를 표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아내는 감동을 받기도 했고, 나 또한 아이들 말에 기쁘고 감사했다. 그렇게 감사한 일들을 말하고 나서, 서운했던 일들도 이야기를 해 볼까 하다가, 안좋은 기억들은 굳이 기억을 하지 말자고 하면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갔다. 식사를 기다려야 하는 긴 시간동안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족이 서로의 감정들을 나눌 수 있게 하셨고, 감사한 일들을 생각하면서 결국은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게 하셔서 감사했다.
2. 감사하게도 1시간이 조금 지나서 식사 자리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식당에 들어가니 미국에서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사진만으로 보았던 솥뚜껑의 풍경과 식당의 모습이 꼭 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오래 기다려서 그런가, 아니면 이제 막 오픈을 해서 그런가, 음식들의 맛이 괜찮았다. 메릴랜드에서 처음 오픈하셨던 사장님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기도 했는데, 고기를 한참 구우시고, 우리 가족과 함께 대화를 하시다가, 갑자기 "목사님 이세요?" 라는 질문을 하셨다. 우리 가족의 대화를 들으면서 목사 가정같이 느껴지셨던 것 같다. 순간 "목사 가정"으로 봐주시는 사장님이 감사하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언행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마지막에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계산서를 확인하면서 냉면 값이 추가가 되어있지 않은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죄인인지라, 서빙을 하시는 분이 잘못하셨을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혹시 서비스를 주신건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래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계산서를 주신 분께 다시 여쭤보았더니, 본인이 실수 한 것이라며, 계산서를 다시 가져오셨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만약 내가 목사님이세요? 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그래도 계산이 잘못된 것을 이야기 했을까?'라고 생각을 해 보았다. 그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주님은 나를 테스트 하신 것 같다. '너 목사인데, 그리스도인인데 이럴 때 어떻게 할꺼니?'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감사하게도 테스트를 잘 극복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는 어디서나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 사실을 깨닫게 하신 주님께 감사한 하루였다.
3.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준이에게 맛있는 음식 선물로 줘서 고맙다고 했더니, 갑자기 '할머니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주신 용돈으로 사 드린거니까 할머니랑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 감사하다고 꼭 이야기 하세요' 라고 이야기를 한 것 아닌가. 아직 어린 아이인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에게 감사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기특했다. 감사할 대상을 아는 자녀로 자라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했다.
4. 주일 아침 온 가족이 내가 교회 가기전에 생일축하를 해 주었다. 평상시같았으면 아이들은 아직 자고 있을 시간인데, 아빠 생일이라고 일찍 일어나서 축하도 해주고, 기분 좋게 교회에 갔다. 미국교회 예배를 드리고, 어스틴 안디옥 교회 예배를 준비하면서 사운드를 점검하는데, 그동안 기도하였던 성도님 한분이 가족들과 함께 들어오는 것 아닌가? 그리고 예배 시간에 새로 방문한 성도님도 한분이 더 들어오셨다. 주님께서 내게 주시는 큰 선물로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교회를 축복해 주시고, 예배 중에 성령으로 함께 해 주시겠다는 마음을 주셔서, 너무 감사함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복되고 귀한 주님의 날에, 부족한 종에게 주님의 큰 선물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하고 감사했다.
5. 오늘도 주님의 은혜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어제는 우리교회 성도님 중에 다리가 불편하셔서 교회 출석을 못하시는 성도님 심방을 하면서 기도도 해 드릴 수 있어서 감사했고, 오늘은 내일부터 시작되는 미국교회 VBS 준비관계로 우리교회 성도님들과 친교를 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새로오신 분들과 인사도 하였고, 또 1:1 제자양육 신청을 해 주신 분이 더 계셔서 감사했다. 집에와서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주님께서 오늘 하루도 놀라운 축복을 부어주셨음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했고, 앞으로도 계속 부어주실 것을 믿고 기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