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다. 모처럼 늦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자는 아이들을 깨우지 않았다. 갑자기 나는 아침부터 라면이 너무 먹고 싶어, 아내를 설득하여 둘이 몰래 (아이들의 건강에는 좋지 않으니 ㅎㅎ)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그런데 왠일인가? 준이가 일어나서 라면 냄새를 기가막히게 알아차려 버렸다. 결국 증거를 남기지 않고 먹으려고 했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고, 준이까지도 아침에 라면을 함께 먹게 되었다. 준이는 아빠 엄마가 자기를 배신하고 몰래 라면을 먹으려고 했다면서, 서운하다는 표현과 함께 많은 양의 라면을 면치기를 보여주면서 먹으면서 즐거워했다. 비록 비밀 계획은 실패하였지만, 함께 라면을 먹으면서 유쾌하게 웃으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
2. 집에서만 있을 수 없는 화창한 날이라서 (어스틴은 80도였음) 시내 구경을 다녀왔다. 준이가 쏜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시면서 거리를 열심히 걷고, 시내 나온김에 거의 다 떨어진 커피 캡슐까지 구입을 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햇살아래서 비타민D 를 보충하면서 활기찬 거리를 걸을 수 있는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감사할 조건이다.
3. 몇년전인가 기억이 나질 않지만, 필라에 있을 때 한 성도님께서 목사님이 가장 필요할 것 같다면서 삼성 블루투스 이어폰을 선물해 주셨다. 몇년동안 잘 썼는데, 한쪽은 죽었고, 나머지 한쪽은 본인이 원할 때만 연결이 된다. 어느날 부터인가 이어폰을 쓰지 않는 모습을 보았는지, 감사하게도 동생과 매부가 이어폰을 사주었다. 멀리 있지만, 항상 응원해주고, 기도해줘서 고맙고 감사하다.
4. 필라에서 어스틴 안디옥 교회 예배당 이전예배를 드리는 3월 20일에 맞춰서 몇분이 축하를 해 주러 오시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너무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멀리서 차를 타고 올 수 있는 거리도 아닌데, 이렇게 생각해 주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시니 나는 은혜받은 자라고 감히 말을 할 수 있다. 첫째는 주님의 은혜요, 둘째는 주님의 마음에 순종해서 방문해 주시는 분들을 통한 은혜이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는가?
5. 아내와 대화를 하다가, 문득 어제 미국교회에서 성경봉독을 하셨던 어르신 한분이 생각이 났다. 사실 우리가 앞으로 예배드릴 교회는 1870년에 세워진 152년이 된 교회이다. 그 교회에서 얼핏보아도 80이 넘어보이시는 어르신 한분이 성경을 봉독의 순서를 맡으셨던 것이다. 제일 앞자리에 앉아 계셨지만, 건장한 남성 보폭으로 5-6걸음이면 족히 갈 수 있었던 거리를 힘들게 걸어가셔서, 강단앞에서 성경을 읽으시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내가 들었던 그 어떤 성경봉독을 하셨던 분들도다 더욱더 단단한 소리로 낭독을 하셨다. 교회의 영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교회를 위해 기도로 든든히 지켜오셨겠구나! 기도가 쌓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은혜의 기회를 허락하신 것이구나! 이런 생각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미력하지만, 나도 기도로 계속해서 주님의 교회가 바로 세워지도록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