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아이들 학교를 가지 않는다고 하여서 함께 야외 나들이를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아이들의 반응이 그리 좋지 않은 듯 해서, 각자 할 일이 있고, 피곤해서 쉬고 싶은 것 같다는 생각에 취소를 하였다. 아침이 되었는데, 아이들은 늦잠을 자고 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별로 생산성 없어 보여서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할거면 가족이 다 함께 나갔다 오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말로 아이들에게 말을 했더니, 아빠가 취소해서 자기들은 안가는거라고 생각을 했단다. 아이들의 말에 아침부터 나의 까칠함이 드러났다. 억울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이들과 대화가 끝난 후 생각을 해 보니, 아이들은 아빠를 생각해서, 아빠인 나는 아이들을 생각해서 서로 배려를 해주다보니 일어난 일이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깨달은 것은 아이들은 싫은 것에는 확실하게 싫다는 표현을 하고, 그렇지 않은것이면 아빠를 배려해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목회자인 나에게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빨리 알아야 하는 것은 필수인데, 아이들을 통해 또 하나를 배우게 해 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앞으로는 아이들에게 의견을 물을 때 강한 부정을 하지 않으면 함께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2. 귀찮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멍때리고 있는 시간은 너무 효율성이 떨어지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이다. "게으름"은 안된다. 시간이 많으면 많아질 수록 게으를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다. 그리고 나의 게으름은 주님께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오늘 나는 또한가지가 게으름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 바쁘게 움직이더라도 열매없는 움직임, 아무런 생산성 없는 바쁨은 게으름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오늘 내가 게으름으로 낭비했던 시간들은 몸이 바쁘게 움직이고 피곤했지만, 돌아보니 영적으로 생산적인 일들을 한 것이 없음을 보게 되었다. 몸은 피곤하지만, 그것은 나를 더 게으를 수 있게만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루를 돌아보며 게으름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하시니 감사하다.
3.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시간, 나와 아내는 운동을 하기로 하고 걷기 위해 나갔다. 어스틴의 겨울은 참 따뜻하다. 혹시 추울까 조끼를 입고 나갔지만, 후회만 하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 아내와 함께 운동을 하는 것도 기분이 좋지만, 이 시간은 아내와 함께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더 좋은 시간이다. 그렇기에 걷기 운동을 하는 이 시간이 나에게는 영육이 훈련되는 시간이어서 감사하다.
4. 월요일이면 준이는 큐티가 시작이 되고, 사랑이는 큐티 본문의 말씀을 녹음하는 날이다. 오늘은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녹화와 녹음을 여유있게 하게 되었다. 참 감사한것은 아이들이 큐티를 녹화하고 녹음하는 것을 아~주 싫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뭐.. 가끔 피곤할 때, 학교에서 돌아와 쓰러져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우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긴하지만,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영적인 훈련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깨울 때도 있다. 이젠 본인들도 이것이 훈련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하기 싫어도 해야 영적인 근육이 생긴다고도 알고 있는것이다. 벌써 1년 반을 넘게 큐티촬영을 하고 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도전이 되면 좋겠다는 기도를 하면서도, 본인을 위해 큐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하셔서 쉽게 포기하지 않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하다.
5. 오늘도 하루를 돌아보면 주님의 은혜였다. 여전히 내 안에는 억울함에 대한 잘못된 반응과 게으름의 모습들이 있었지만, 하루를 돌아보면서 나의 부족함을 깨닫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배움은 끝이 없고, 훈련은 지속되어야 한다. 주님오시는 그날까지. 오늘보다 더 성화된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기도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